Skip to main content
영국의 어느 브러쉬제조 업체 앞에는  조그만 구둣가게가 있었습니다. 
구두를 맡기면 새 것처럼 광택이 난다고 입소문난 곳이에요.
장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톰아저씨가 사용하는 구둣솔이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재질의 브러쉬를 쓰는 걸까요?
어느날, 회사의 영업사원인 마이클과 제임스, 그리고 찰리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각각 “돼지털이다, 말털이다, 양털이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재미삼아 점심내기를 하고 점심을 먹고 구둣방을 방문했습니다.
“저, 선생님. 구두를 닦을 때, 어떤 재질의 브러쉬를 쓰시나요?”
마이클: 돈모죠?
아저씨: 하하, 네..
제임스: 아니 말모죠?
아저씨: 하하, 그러네요. 네..
찰리: 아니 지난 번에 털색이 하얀 것이 양모 같던데…?
아저씨: 하하, 뭐,,네..그러네요.
마이클,제임스,찰리: 네????

 


아저씨는 구석에서 구둣솔을 꺼내 보여 줍니다.
거기에는 세종류의 구둣솔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재질의 브러쉬를 쓰는 걸까요?
실은 말 털,  돼지털 그리고 양털 세개를 적절히 나누어서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멋진 광택을 내는 톰아저씨만의 비법이었던 거죠.

 


톰 아저씨는 구두를 닦으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허허, 다 맞는 말이라서…
처음에는 요 말털로 가볍게 먼지를 털어내. 요렇게 말이야.
너무 더러운 것은 그냥 놔두고 전체적으로 먼지를 털어내.
요렇게 사사삭 닦다보면 실은 요 가죽도 살짝 열을 받거든.
그럴 때 이 돼지털 브러쉬를 쓰는 거야.”

 

그리고 아저씨는 다른 브러쉬를 꺼내 들었습니다.
“요런 얼룩 같은 것을 약간 힘을 줘서 닦으면 깨끗이 없어져. 말털은 부드러워서 요런게 잘 안 닦이거든.
그리고 가죽 사이사이, 구석구석까지 잘 닦아야해.”
아저씨는 밑창과 가죽 사이 틈까지 꼼꼼하게 솔질을 했습니다.
단단한 돼지 털이 지나간 자리는 깨끗히 닦여 있었습니다.
“일단 구석까지 다 닦으면, 이제 구두약을 듬뿍 뭍여.  잘 보면 요놈은 털 끝이 갈라져 있어. 그래서 약을 잘 먹어. “
빠르게 움직이는 아저씨의 손길을 따라 구두는 광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요놈으로 부드럽게 터치하듯이 닦아 주면 돼. 이게 양털이거든”
돈모와 말모, 그리고 양모가 지나간 자리는  거울처럼 반짝이며 아저씨의 얼굴의 주름까지 비쳤었습니다.

 

 


<천연모>
동물의 털은 모섬유(Animal Hair Fiber) 또는 천연모(Natural Bristle/Hair)라고 합니다.
모섬유는 동물의 털에서 얻은 섬유 전체(양모, 캐시미어, 앙고라, 말모, 돈모 등)를 아우르는 명칭입니다.
인공적인 합성모가 아니므로, 천연모라고도 합니다. 사람의 두발도 천연모에 속하는 거죠.
천연모는 케라틴 단백질 섬유로 구성되어 있어 흡습성이 높고, 정전기 억제를 억제하고 광택 효과가 있습니다.
합성모는 흡습률이 0~4% 수준인데 비해, 케라틴 섬유 계통은 10~15%로 높아 정전기 억제의 효과가 있어요.
우선 천연모의 흡습률에 대해 알아봅시다.
우리가 머리를 감으면 말리는 데 시간을 많이 들입니다. 젖은 머리는 쉽게 마르지 않아서 드라이기까지 사용하죠.
그만큼 천연모는 흡습율이 높습니다.
합성모에서 최고의 흡습률을 자랑하는 나일론66이 흡습률 약 4.5%인데 비해서 천연모인 머리카락은 12%정도로 2~3배 이상의 흡습률을 보입니다.
습한 조건에서는 30%까지도 흡습율이 상승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머리를 감을 때 수분이 내부까지 젖는 이유입니다.
아래 표는 천연모와 합성모의 흡수율 비교입니다.
천연모: 양모 Wool (16%) 돈모 Boar (12.5%) 모발 Human Hair (≈12%) 말모 Horse (10%)
합성모: Nylon66 (4.5%) PBT (0.5%) PET (0.4%) PP (0.05%) PTFE (0%)

 


 

그럼,  대표적인 천연모인 돈모와 말모, 그리고 양모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말털은 한자어로 마모인데, 현장에서는 말모로도 많이 불립니다.

1. 돈모(Boar Bristle)
구조/물성:
캐라틴 단백질, 돈모는 말모에 비해 단단하고, 사용하게 되면 끝이 갈라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거기에 천연모의 특징인 흡습률이 높고 크림 (왁스) 등을 바를 때 효과적입니다.
갈라진 모는 모세관 현상(capillary action)처럼 액체·유분을 잡아 머금는 성질이 생기기 때문이죠.
장점:
단단한 모질로 인해 크림·왁스 잘 흡착, 가죽·머리카락에 눌러 넣는 힘이 잘 전달되어
구둣솔과 함께 헤어브러쉬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뛰어난 흡습성은 정전기 억제하고  먼지가 잘 달라붙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광택 효과(큐티클 마찰)가 있어, 윤기를 내는 곳에 많이 사용됩니다.
단점:
장시간 수분 노출 시에는  부패에 취약합니다.
산·알칼리에 약해서 부식이 될 수 있습니다.
주요 용도:
헤어브러쉬, 구두솔(광택용), 바디 브러쉬, 일부 산업용(광택, PCB 세정 등)

2. 마모/말모(Horse Hair)
구조/물성:
케라틴 단백질, 돈모보다 길고 가늘며 유연성이 높습니다.
장점:
매우 부드럽고 유연하여 민감한 표면(가죽, 악기, 카메라 렌즈)에 적합합니다.
흡습률이 높아 정전기 억제 효과 있음.
단점:
가늘고 부드러워 힘 전달은 약하고, 쉽게 마모될 수 있습니다. (돈모보다 밀어넣는 힘 부족)
쉽게 마모될 수 있음
주요 용도:
구두 먼지 브러쉬, 세밀 청소용, 고급 솔

참고로 말모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말총(馬鬃)말의 갈기 털입니다. 길고 곧으며 탄성이 강해서 옛날부터 악기 활, 붓으로 많이 사용되어왔습니다.
섬세한 필압 조절이나 가죽 클리너로 많이 쓰입니다.
말미(馬尾) 꼬리털입니다. 굵고 강도가 높으며 잘 끊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특히 청소용 큰 브러쉬, 빗자루에 쓰입니다.
브러쉬 업계에서 “말모”라고 부르면 말총+말꼬리털 두 계통을 다 포괄하기도 하고,
필요한 용도에 따라 구분해서 쓰기도 합니다.

3. 양모(Wool)
구조/물성:
케라틴 단백질, 매우 부드러움, 보온성·유분 유지 특성을 가짐
장점:
촉감이 매우 부드러워 피부용에 적합합니다. 그리고 유분 흡수력이 좋아 파우더류가 잘 묻습니다.
단점:
잘 끊어지고 내구성 낮습니다. 산·알칼리에도 약합니다.
주요 용도:
화장용 브러쉬, 페이스 브러쉬, 특수 세정용

<천연모의 주요 특징 정리>
1. 높은 흡습성 (Moisture Regain)
케라틴 단백질 섬유라서 수분을 잘 머금음.
예: 양모 16%, 돈모·말모 약 10~15%. → 정전기 억제, 먼지 흡착 감소.
2. 자연스러운 끝 분지 (Flagging)
모끝이 사용 중에 자연스럽게 갈라짐. → 광택 성능 우수.
3. 탄력과 복원력
코르텍스·큐티클 구조 덕분에 “눌렀다가 다시 일어서는 힘”이 강함. → 표면 압력을 균등하게 전달.
4. 정전기 방지
수분을 머금은 섬유 특성 때문에 합성섬유 대비 정전기 발생이 적음. → 전자부품, 민감 표면 세정에 유리.
5. 단점
장시간 수분 노출 시 썩음· 털이 잘 빠지고 산·알칼리에 약함. 균일성이 합성모보다 떨어짐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