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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를 플라스틱과 바꾼다고?

세상에 다이아몬드를 플라스틱과 바꿀 사람이 있을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같습니다.

하지만, 이 플라스틱이 달러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다이아몬드를 달러로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던 그해,  1988년 호주는 신기한 지폐를 발행합니다.

영국인이 호주에 정착한 200주년을 기념해서 발행한 기념지폐였답니다.

 

그리고, 호주는 4년뒤, 1992년 정식으로 신지폐를 발행하기 시작해서 1996년에 전권을 신권으로 교체합니다.

너무나 깨끗한 선명한 색상. 매끄러운 표면. 이 지폐가 당시 최고의 위조방지 기술을 적용한 플라스틱 지폐였던 것입니다.

위조지폐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호주 중앙은행은 영국과학산업연구기관(CSIRO)에 신지폐 개발을 의뢰합니다.

그 결과 가장 보안이 뛰어난 플라스틱 지폐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이 플라스틱의 주요 소재가 바로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인 것이죠.

전편에서 다루었듯이, PP는 수분 흡수율이 매우 낮은 비친수성 플라스틱입니다.

그리고 내 화학성도 강해, 물에 쉽게 젖지 않고 습기, 산, 염기, 기름에 강합니다.

기존의 종이나 면 소재 지폐보다, 세균 번식과 오염에 강하니 매우 청결하게 유지될 수 있었죠.

유연한데다 탄성이 강해서, 수만번 접었다 펴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내구성까지 갖추게 되었죠.

그러니 지폐의 수명은 5배이상 늘어났으니 경제적으로도 매우 효용성을 지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히어로는 조용히 화폐의 세계에도 혁신을 일으킵니다.


이 신지폐 제조 기술은 호주 뿐만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을 하게 됩니다.

현재 영국 캐나다를 비롯하여  약 50개국에서 PP재질의 지폐를 쓰고 있답니다.

 

 

그런데 만약,

만약에 어느날 아침 눈을 떴더니 PP가 다 증발해 버린다면 어떨까요?

상상할 수 없는 패닉이 일어나겠죠?

이제 전 세계는 단 한 순간도 PP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폴리프로필렌의 진화

 

PP는 이미 여러번 강조했듯이 그 뛰어난 물성 때문에 범용플라스틱의 선두주자로 나섰는데 단점이 없을 수는 없겠죠.

  • 그중에 하나는 백색으로 투명성이 약합니다.

내열성, 청결성의 물성으로 PP는 음식물 용기 등에 최적화 되어있지만, 투명하지 못한 특성 때문에 음료수 용기 등에는  PET를 사용합니다.

  •   낮은 자외선 안정성입니다. PP는 자외선(UV)에 쉽게 열화됩니다.

UV 안정제를 첨가하거나 코팅 처리하는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  PP는 접착성이 약해 표면에 다른 재료를 접착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특수 표면 처리나 특별한 접착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 PP는 고온에는 강하나 저온에 약한 성질이 있어 매우 낮은 온도에서의 충격에는 약합니다.

호주에 이민간 한국인이 PP로 만들어진 지폐를 냉동실에 보관하다가 시간이 지나 열어보니 전부 깨져있었다는 유명한 도시괴담이 있습니다.

이러한 우스개소리가 나온 것도 PP의 취약한 저온 내구성때문이죠.

 

반면, PP의 뛰어난 특성 중 하나가 다른 수지와도 잘 결합하는 유연성입니다.

즉 코폴리머 형태, 즉 복합수지를 만들어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유연성으로  소량의 에틸렌을 함께 중합시키거나 해서 원하는 성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슈퍼맨은 이렇게 전투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지 살펴볼까요?

 

블록코폴리머(Block Copolymer)

프로필렌과 에틸렌을 사용하여 중합한 폴리프로필렌입니다.

충격 저항성이 크게 향상되며, 저온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강한 충격 저항성이 필요한 자동차 범퍼 등에 널리 활용됩니다.

적절한 강도와 강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내화학성 및 내열성이 우수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그 활용도가 높습니다.

특히, 저온에서 깨지지 않을 뿐더러, 그 유연성을 유지하는 특성 덕분에

냉동 포장재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랜덤코폴리머(Random Copolymer)

프로필렌과 소량의 에틸렌을 랜덤으로 배열하여 중합한 폴리프로필렌입니다.

높은 투명성우수한 가공성을 가지며, 부드럽고 유연한 물성을 가지게 됩니다.

식품 포장재, 의료기기, 필름 등에 널리 활용됩니다.

또한, 유연성이 뛰어나며, 열 밀봉성이 우수해 얇은 필름 형태로 가공하기에 용이합니다.

다양한 포장재 및 필름 제품에 많이 사용됩니니다.

랜덤코폴리머는 내화학성 및 내습성이 뛰어나 화학 물질이나 습기에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잠시 서두에 이야기 했던 호주의 PP지폐의 이야기를 좀더 해 볼까요?

2016년 중앙행에서 발행한 신권에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됩니다.

중간에는 투명하게 처리되어 있고, 화려한 홀로그램 효과가 화려하게 나타납니다.

투명하고 유연성이 있으며, 습기나 화학물질에 강해 오염이 잘 되지 않는 플라스틱!

이것이 바로 복합수지, 랜덤코폴리머 PP로 만들어낸 물성인 것이지요.

단점을 개선하여 장점으로 승화시킨 복합수지 PP의 마법인 것입니다.

 

이렇듯 폴리프로필렌 합성수지(PP)는 우리들의 일상에 조용하지만 빠르게 스며들었고,

폴리에틸렌(PE)이 석권했던 플라스틱세계에서, 생산량의 2위의 자리에 굳건히 서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시기에 마스크 수요의 급증과 의료용품 시장확대로

2021년 일시적이나마 PE의 생산량을 넘어선 적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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