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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1급 군사기밀이다. 그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된다!”

베이클라이트 탄생 이후, 플라스틱제품이 일반화 되면서 산업계는 열처리를 통해 반복해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가공성이 좋은 합성수지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열경화성이란 가열과 냉각을 통해 성형이 된 후에는, 다시 열을 가하도  다시는 녹지 않는 물성을 말합니다.
쉽게 변하지 않는 안정성은 있지만, 재차가공을 하지 못하는 불편함도 있지요.
예를 들어 계란후라이를 했을 경우, 거기에  열을 제차 가하면 계란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연화되는 것이 아니라 타 버리게 되죠.
이를 열경화성이라고 합니다.
베이클라이트계의 플라스틱은 모두 열경화성이죠.
여기에 상대되는 개념이 열가소성 수지입니다.
열가소성이란 이는 제품에 가열하면 녹아서성형을 할 수 있고 냉각하면 다시 굳는 물성을 말합니다.
가열과 냉각을 통해 여러번 재가공이 가능합니다. 
초콜릿은 가열후 냉각시켜 모양을 갖추었다고 해도 다시 열을 가하면 녹아서 원래의 초콜릿으로 연화됩니다.
그리고 다시 가공이 가능하죠.
그리고, 1920년대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PS나 VC가 개발되었으나,
너무 딱딱하거나 잘 깨지는 성질 등으로 큰 빛을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제2차 가공이 가능한 열가소성 플라스틱이 우연히 발견됩니다.
바로 1933년  최초로 발견된 폴리에틸렌(PE)입니다.
당시 영국의 화학자들은 신재질의 합성수지에 대해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영국 ICI소속 화학자 Fawcett 와 Gibson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천연가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에틸렌을 어떻게 활용할 수 없을까 하며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에틸렌만 활용할 수 있다면 마치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을 이용해 차를 움직이는 획기적인 발명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에틸렌 기체에 열을 가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며 분석하고 있었죠.
딱히 합성수지를 만들려고는 생각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뜻하지 않게 에틸렌 기체가 고체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압력실험장치에 실수로 불순물이 조금 들어가 버린 것이죠.
그리고 그 불순물로 섞여 들어간 미량의 산소가 그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우연한 합성을 발견했으나 어떤 조건에서 그것이 발현하는 지 끝내 재현하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후 같은 회사 연구원 마이클 퍼린( Michael Perrin)은  끊기있게 연구를 거듭하여,
기어코 1935년 에틸렌기체가 중합반응을 일으키는 고압법 공정기술을 개발해, 이 고체의 재현에 성공합니다.
이제 인류는 열가소성 합성수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ICI는 열가소성 합성수지의 상품화에 전력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1939년 9월1일 상용화를 위한 플랜트를 가동합니다.
이렇게 우연을 그래도 두지 않고 끈질긴 연구와 개선을 통해
공업용으로 탄생시킨 것이 바로 폴리에틸렌(PE)이었습니다.
그리고 1936년 상표등록을 하고 상업화를 준비합니다.

이렇게 새 제품을 세상에 선보이려고 하는 바로 그 날 1939년 9월1일, 세계에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입니다.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했던 것입니다. 즉각 독일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가 선전포고를 하며 세계정세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기게 됩니다.
군사용 레이더를 개발하여 적기를 격추하고자 했던 영국의 계획은 난관을 맞이합니다.
레이더 전선을 감쌀 수 있는 피복제가 마땅치 않았던 거죠.
구리와 알루미늄 전선에서 방출되는 강한 전기와 열을 막아내며 레이더 전신을 감쌀 수 있는 절연체를 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영국군의 정보망에  ICI에서 개발한 신소재 플라스틱이 획기적인 절연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플라스틱은  전기 절연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열가소성의 물성으로 인해 얇게  만들 수도 있었기에 전선피복에 적합할  것 같았습니다.
영국군은 판단했습니다.
“이 플라스틱의 제조법이 적군에 넘어가면 안 된다”
그리고, ICI사 임원을 불러들여, 이런 명령을 전달합니다.
“Top Secret”
이 플라스틱의 어떠한 개발공정도  민간에 절대로 알려서는 안된다!
결국 이 새로운 플라스틱은 영국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능이 개선되었고, 레이더용 UHF/SHF 동축 케이블 절연체로 사용하게 됩니다.
전선의 피복으로 개발되어 그 탁월한 절연성으로 성능의 레이더 장치의 완성에 혁혁한 공을 세웁니다.
그로 인해 독일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일화는 전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개발과 동시에 국가의 엄청난 지원을 받으며 군수물자로 보급된 플라스틱이 바로 폴리에틸렌(PE)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비밀유지가 해제된 이 플라스틱을  ICI사는 Alkathene(알카신)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이미 전쟁을 통해 충분히 개선되고 검증된 성능은 더 따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ICI는 명품 브랜드로 홍보를 하게 되고 폴리에틸렌는 급수용 파이프 재료등 모든 일상에 깊이 스며들게 됩니다.
개발된 이래로 10년이 넘게 숨을 죽이고 있던 폴리에틸렌이 세상에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죠.
(알카신 재질로 사용된 제품들 소개)
이 폴리에틸렌(PE)은 지금의 시점에서 엄밀히 구별하면, 고압법 공정으로 생산하는 LDPE(저밀도폴리에틸렌)이며
1950년대 저압 공정으로 생산이 가능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가 개발될 때까지 모든 PE는 LDP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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